[기고] 제3의눈 IoT

입력 2020-06-22 14:27   수정 2020-06-22 18:11

우주를 관측하고 있는 허블 망원경은 자외선부터 근적외선까지의 넓은 파장의 영역에서 우주를 관찰한다. 사람의 눈으로 볼 수 없는 것도 봐야하기 때문이다. 사물인터넷(IoT)의 세상에 들어오면 뭔가를 보기위한 노력들이 필사적으로 펼쳐진다. 그간에 사람들이 보고 듣고 알아왔던 것들이 너무 일차원적 이었다는 것을 인지하기 시작했다. 일반인들은 등산길에 산삼이 눈앞에 있어도 알아보질 못한다. 그냥 풀이다. 지금은 관심 있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스마트폰을 대보면 즉시 알아차릴 수 있는 인프라가 펼쳐져 있다.

사람의 눈은 뇌가 가장 피부 쪽으로 나온 부분으로 “보는 것이 아는 것이다”라는 말이 그런 뜻일 수도 있겠다. 인간의 눈은 인지할 수 있는 능력이 제약적이므로 신기술과 함께 진행되고 있는 역량 파괴의 프로세스를 이야기해보고자 한다.

아주 작은 시간 단위의 움직임이나 정밀한 계측이 필요한 경우에는 센서의 도움을 받아야 한다. 센서는 물리적인 눈이 아니라 전자적인 눈이다. 미세한 이상치는 눈에는 안보이지만 문제를 야기한다. 불안정한 전류, 부분 마모로 인한 진동, 부분적 수압의 상승, 무선통신의 사소한 품질저하 등등 보이지 않지만 알고 싶은 것들이 무수하다.

이와는 반대로 상당히 큰 것도 맨눈으로는 한번에 볼 수가 없다. 한발짝 더 나아가서 아주 큰 것과 아주 작은 것을 동시에 식별할 수 있다면 멋진 일을 해낼 수가 있다. 강력한 인공지능 렌즈를 장착한 드론이 산 위를 비행하면서 식물지도를 그려낼 수 있을 것이다. 줄어드는 소나무의 개체 수를 순식간에 알 수 있게 된다.

스마트 팜에 대한 요구나 시도들이 여러 곳에서 시험되고 있으며, 요즘처럼 유행병들이 많은 시기에는 사람의 접촉이 없이 무균상태에서 가축을 사육하는 요구도 절실해지고 있다. 간단한 경작에 대한 부분을 자동화하고 원격으로 관리하는 스마트 팜은 이제 시작 단계이다.

필요한 설비나 각종 센서는 어느 정도 설치되어 있는데 뭘 더 어찌 할 수 있을까? 위에서 언급한 드론의 눈이 작동한다면 농장에서 날아다니는 벌들의 마리 수도 실시간으로 알 수 있다. 드론이 찍은 사진을 분석해보면 정상적으로 농작물이 자라고 있는지 색상만 가지고도 초기에 알아낼 수 있다. 이러한 시도만 가지고도 올해는 열매가 적게 달렸다느니, 병충해를 입었다느니 하는 결과론적인 실패를 미연에 방지 할 수 있게 된다.

4차산업 혁명에 팬데믹으로 인한 충격이 더해져 사회적으로 변화를 체감하는 정도가 글로벌하기도 하고 역사적이기도 하다. 신입직원 면접을 원격으로 하는 것은 다양한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면 면접 방식은 면접관의 성향에 따라 또는 면접관의 선호도에 따라 사람을 뽑는 경향도 있을 수 있다. 회사가 원하는 인재상과는 거리감이 있을 수도 있다.

화상으로 면접을 하는 경우는 전문 프로그램이 동시에 작동하고 있어서 면접자의 보이지 않는 미세한 움직임도 잡아내고, 질의응답과는 별도로 진실성, 즉시성, 포용력과 같은 별도의 데이터가 수집된다. 한마디로 회사에서 필요로 하는 역량과 자질을 가려내기 위한 제3의눈이 작동하고 있는 것이다. 좀 더 발전된다면 인공지능 면접관이 면접을 진행하고 인사부 직원은 관람을 하는 모습이 될 날도 멀지 않았다.

이런 관점에서 미국의 움직임은 실로 격차를 줄이기 어려운 큰 행보를 보인다. 허블 망원경이 우주를 보고 있으며, 각종 위성이 지구를 들여다 보고 있다. 이 두가지를 모두 해내고 있는 나라는 미국이 유일하다. 구글은 위성을 이용한 비즈니스 모델을 만들어 성공한 기업이다. 경쟁사가 없는 분야의 순이익은 모든 기업인이 갈망하는 수준을 뛰어넘는다.

구글 어스로 어디든 상당히 자세한 수준으로 들여다 볼 수 있다. 얼굴인식 프로그램이 초보적인 수준 이상으로 발전하였고 개인정보도 기본적인 것들은 이미 노출이 되어 있어서 사람들의 동선 노출은 감출 수 없다. 이미 스마트폰을 이용한 개인의 위치 추적이나 거래내역을 이용한 동선의 파악은 기본이 되어버렸다.

책에도 눈이 달려 있다고 한다면 전자책을 떠올리면 된다. 사람의 눈은 글자를 읽고 전자책의 눈은 사람의 눈과 뇌를 읽는다. 이러한 환경에서 전자책은 사람이 어디까지 읽었는지 스스로 알고 있다. 사람이 두 번 이상 읽은 곳은 스스로 밑줄 쫙 친다. 잘 이해가 가지 않는 것을 인지하면 보조 설명이나 관련된 페이지를 자동으로 띄워준다. 나중에 논문이나 책으로 인용할 부분은 이야기만 하면 책 속에 스크랩해 놓는다. 물론 다 읽은 후에 다음 책을 추천하는 것도 빼 놓지 않을 것이다. 이미 눈깜박임을 이용해 마우스를 대신하는 기술이 현실에서 쓰이고 있으므로 생각하는 것 이상의 현실이 이미 실현되어 있다.

모든 사물과 사람이 쌍방향으로 교감하는 것은 IoT의 목표이다. 1차적으로 인프라적 역할인 센서는 다차원적인 제3의눈과 결합하여 세상이 돌아가는 프로세스를 바꿀 수 있다고 본다. 신기술로 들여다본 세상은 교과서에도 없고, 법에도 없으며, 공장의 매뉴얼에도 들어 있지 않다. 인정하기 어렵겠지만 전쟁이 일어난다면 모든 기술이 총동원 될 것이며, 준비가 되어 있지 않다면 어영부영 알아차리는 사이에 승패는 이미 나 있을 것이다.

실험에 실패하면서 더 많은 것을 배운다. 시간이 걸리더라도 모든 분야에 상상력을 더해서 공간적인 IoT를 제3의눈으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하다. 그것이 미국을 넘어서는 과감한 목표였으면 하는 바람이다.

< 김동철 전 티맥스소프트 대표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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